통일과 나눔 재단의 ‘통일나눔 펀드’ 출범식 열려

“통일은 나눔에서부터” 통일운동 지원펀드 생겼다

안병훈 서재필 기념재단 이사장 주축, 민간 주도 통일운동단체 지원기금 조성 시작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5.07.07 19: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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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올해는 해방 70주년이자 동시에 분단 70년을 맞는 해다. 19세기에 갈라진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이제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남북한도 그렇게 전혀 다른 남남이 될 것이다.”

7일 오후 5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에 모인 수백여 명 앞에서 안병훈 서재필 기념재단 이사장(도서출판 기파랑 대표)이 인사말에서 외친 일성(一聲)이다.

이 행사는 ‘통일과 나눔 재단’이 ‘통일과 나눔 펀드’를 공식출범하는 자리였다. 지난 5월 말 창립한 ‘통일과 나눔’ 재단은 “통일은 나눔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국내 명망가와 통일운동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재단 설립을 주도한 안병훈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이제 통일 준비는 민간에서 나서야 한다”며 “우리가 북한의 시장경제를 키우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의 ‘무조건 퍼주기’ 우려에 대한 해명도 곁들였다.

“최근 상황을 보면,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국민이 나서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정신인 것 같다. ‘통일과 나눔 펀드’를 만든다고 하자 주변의 반응은 ‘너마저 퍼주기에 동참할 거냐’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이 서로 통해야 통일이 될 수 있다.”

안병훈 이사장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대만·중국 간의 ‘3통(통행, 통상, 통신) 정책’ 합의에 따라 ‘사실상 통일’이 된 사례를 설명하며, “이제는 한국 민간 분야가 북한과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병훈 이사장은 또한 북한에 장마당 수가 400여 개에 달한다는 최근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문을 걸어 잠그고 거꾸로 가고 있는 북한을 우리가 시장경제와 개혁개방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도록, 시장경제의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병훈 이사장은 ‘통일과 나눔 펀드’를 통해 북한 취약계층과 영유아를 지원하는 ‘통일운동단체’들과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는 단체들을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병훈 이사장은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준비도 필요하다”면서 “기금 조성을 위한 ‘1가정 1후원계좌 갖기 캠페인’을 통해, 최근 통일에 반대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그동안 통일은 민족의 염원이며 우리의 희망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 ‘통일과 나눔 펀드’가 통일의 위대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펀드 조성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올해가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뒤 “광복의 기쁨은 짧았고 분단의 고통은 깊었다”며 “분단의 고통을 후세에 물려줄 수 없다는, 때늦은 시민적 각성이 마음과 마음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축하했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이어 올해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시작한지 20년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1995년 대홍수가 일어난 뒤 북한이 유엔 등 국제사회에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자 대한적십자사의 구호물품 지원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인도적 대북지원이 단순한 물품 지원에서 자생적 능력을 키우는 지원으로 거듭 발전해 왔다고 지적했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안타깝게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며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통일은커녕 분단이 치유불능 수준으로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는 세간의 소식을 전했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민간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남북교류에 나서고, 정부가 뒤에서 지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여러분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통일의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향후 재단 활동과 펀드 조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계 또한 ‘통일과 나눔 펀드’ 조성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듯 했다.

행사에 참석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은 축사에서 “한반도의 통일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우려가 잇따라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대안이자, 남북 모두에게 새로운 번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014년 전경련 산하에 ‘통일경제위원회’를 만들어 통일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며 “우리 모두가 희망을 갖고 통일 준비를 한다면, 통일은 커다란 희망을 주는 등불이 될 것”이라며, ‘통일과 나눔 펀드’에의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통일과 나눔 펀드에 대한 설명과 후원 약정식이었다.

이영선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는 재단의 성격을 “기금을 만든 뒤 통일운동단체를 지원하는 허브”라고 압축해 설명했다.

이영선 적십자사 부총재는 이어 “주변국에서는 ‘한국은 말로만 통일을 한다고 하지 실제로 행동으로 통일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고민하던 차에 재단 이사들이 모여 기금을 만든 뒤 민간 통일운동단체를 지원하자는 생각으로 재단을 만들었다”며 재단의 설립 배경도 설명했다.

이영선 적십자사 부총재는 ‘통일과 나눔 재단’은 직접 대북지원을 하는 곳이 아니라, 실제 통일운동에 앞장서는 단체와 기관을 위해 기금을 모으고 후원을 하는 역할을 맡는 ‘허브’라고 강조했다.

이영선 적십자사 부총재는 이 같은 후원의 대상으로 남북 동질성 회복, 통일준비 공감대 확산, 북한 영유아 지원, 북한주민의 보건환경 향상 등을 꼽았다.

이 같은 대북지원사업에 나서는 단체라면 좌우를 막론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영선 적십자사 부총재에 따르면, ‘통일과 나눔 재단’은 지난 5월 말 통일부 산하 재단법인 등록을 마쳤고, 6월 말에는 행정자치부에 기부금 모집단체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8월이면 기획재정부로부터 ‘기부금 지정단체’로 지정돼 이후부터는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선 적십자사 부총재는 “뜻있는 기업, 개인들이 뭉칫돈을 내주시는 것도 좋지만, 통일에 관심이 있는 많은 국민들이 소액을 꾸준히 내주시는 것을 더욱 바란다”고 말해, 재단과 펀드가 단순한 자금모집 뿐만 아니라, 일종의 국민 각성 캠페인 성격을 띠고 있음을 밝혔다.


이날 ‘통일과 나눔’ 펀드 출범식에는 최소 5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해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남경필 경기도 지사,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영선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명예회장, 윤석홍 단국대 명예교수,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선영 물망초 재단 이사장,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박경서 이화여대 학술원 석좌교수가 재단 이사를 맡고, 권은민 김앤장 변호사가 감사를 맡는 등 명망가들이 모인 재단이어서 행사가 성황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병훈 이사장이 이날 인사말에서 “요새 주변에서 통일이 곧 올 것 같은 감이 든다는 말이 많아졌다”면서 “자선하고 기부하는 마음, 나라 사랑하는 마음, 통일 준비에 동참하신다는 마음으로 한 가정이 1~2만 원씩 내는 펀드 약정에 흔쾌히 응해달라”고 호소한 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펀드 약정서에 서명하는 모습에서 ‘통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도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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