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①] 군사 각축장 '아태지역' 한·일 관계는

한·일 위안부 협상타결, 자위대→軍 가속페달?

"정부·군, 日교류 앞서 한반도 주변상황 예의주시해야"

순정우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6.01.04 16: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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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가면 쓴 일본의 위안부 사과‥자위대 정규군 정당성 부여 ‘군사력 확장’ 야심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아시아 태평양의 안보정세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대립하는 양상으로 번졌다. 결국 이 지역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대결구도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여기에 일본은 지난 연말 '위안부 사과'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압박으로 성사된 한일간 위안부협상 타결은 결국 일본을 '평화 이미지'로 포장해 자위대의 정규군 화(化)를 가속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의 전격적인 위안부 협상을 두고, 그동안 일본이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편성하기 위해 줄기차게 요청해온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과 2012년 추진됐다가 무산됐던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서 군수품을 서로 제공할 수 있는 ACSA와 북한 핵, 미사일 정보를 교환하는 데 필요한 GSOMIA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피력해 보이기도 했다.


기대감을 보이는 일본과 달리, 우리 군 당국은 아직까지 이같은 과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랍 30일 국방부는 한일 양국의 군사협력과 관련해 "이번 (한일 위안부 협상)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양국 국방협력 여건이 더욱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문제에 대해서도 사안별로 대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으로, 국가 간 정보 제공 방법, 정보의 보호와 이용 방법 등을 규정한다. 일본은 이를 통해 자위대가 정규 군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마디로 일본의 주요 안보 위협 요소로 상정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동향에 대한 우리군의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우리군은 일본의 방대한 해양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부에서는 현 단계의 일본과 군사협정을 거론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식 군대인 우리 군과 자위대가 대등한 관계로 군사 기밀을 주고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일본에 아시아 견제 역할 등 떠밀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압박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 자위대의 작전 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방위협력지침’이 바로 그 사례다.

여기에는 '대중국 견제'를 일본 자위대에 떠넘기려는 미국의 의도가 실려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일본은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일본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때문에 올 하반기 한 장관의 방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내 일본에 한일 국방장관이 마주보고 앉게 되면 의제는 당연히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국방부 시무식이 있던 1월 4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아직 일정을 잡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가느냐, 안 가느냐를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은 것 같고, 그 시기라는 것도 여러 가지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방일 자체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없었다.

대한민국의 수출길 '남중국해' 한미일 공동인식 그러나‥

이와 별개로 대한민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일과 일맥상통한 점도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고, 안보적으로 주변 강대국의 영향을 받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지난해 11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담(ADMM-Plus)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항행·상공(上空)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이는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대립해온 미국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비쳐진다. 실제로 미국은 이 지역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이 도를 넘었다’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가 주변국들의 군비경쟁을 가속화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군비를 증강한다 해도, 군사력으로 중국과 겨룰 수는 없는 위치에 있다.

한국이 지금처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돼 태도를 정리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을 보인다면, 자칫 국제관계의 고립을 자초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일본은 평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최근 공군기지의 전투기를 북부지역 위주로 재배치하고, 한국과 중국, 북한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이중적 행태에 주목해야 한다.

주변국의 군사력 확충에 대응하는 방법의 하나는 외교적 절충이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조가 바뀌는 외교 정책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미국의 반대편 베팅은 좋지 않다’고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은 쏠림현상을 보이는 한국 외교정책의 문제점을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일본과 교류에서 선결과제가 무엇인지 깊은 고민을하고 복잡한 외교적 사안에서 ‘실사구시 외교’만이 대한민국의 전략무기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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