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춘의 국제시각 이재춘의 국제시각

[이재춘 칼럼] 마라라고의 대회전과 한반도

트럼프-시진핑 회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대한민국은 너무나 한가하고 한심하다"

이재춘 칼럼 | 최종편집 2017.04.10 13: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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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춘 칼럼
  • 뉴데일리 사장/편집인.
    조선일보에서 정치부, 사회부기자, 뉴미디어연구소장, 논설위원을 역임.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정보화 캠패인을 기획했고 <사람과 컴퓨터>란 정보화 특집판도 만들었다.
    신문사 최초 닷컴기업인 디지틀조선일보를 만들어 총괄부사장을 했다.

미-중 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언론들은, 4월 6~7일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별장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트럼프-시진핑 회담에 대해 마치 [세기의 대결]인양 취재경쟁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회담직후 발표된 결과는 특기할만한 내용이 없어 허탈감마저 느끼게 된다.

실은 전체적 상황을 볼 때,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성과를 도출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의 최초의 만남이 가지는 상징성과 중량감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회담이 앞으로의 국제정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수년간 계속되어 온 미-중관계의 불안정은 주로 중국측 사정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즉 중국의 국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중국이 대국주의 관점에서 대외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반에 혼란을 야기하게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시진핑 정부의 공세적 정책추진에 대처할만한 인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속히 부상했다.
과연 이번 회담을 통하여 그동안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해왔던 이슈들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된 것이 이 회담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일 것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 그리고 인권문제, 미-중무역 불균형 및 중국의 환율 조작문제, 남중국해 해양질서 문제, 하나의 중국 문제(대만문제) 등이 미-중양국간 이해가 상반되는 대표적인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등소평의 실사구시 정책이 충실하게 시행되어 온 후진타오 시기
까지는 표면화 되지 않던 문제 들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 북한문제와 미-중간 무역문제를 협의했다는 내용만 간략하게 발표 되었기에 그 상세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회담의 전후 상황을 살펴 볼 때 그리고 관련 이슈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의 성격 등을 감안한다면, 회담결과를 일단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중국해 해양질서 문제나 대만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다루어진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 두가지 문제는 그 성격상 쌍방의 견해차이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에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닐 뿐아니라 자칫 여타 중요사안을 집중 토의하는데 있어서 초점이 분산될 우려 때문에 거론 자체를 안했거나 거론 했더라도 상호 입장을 재확인한 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간 무역 불균형문제 등은 개선을 위한 100일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이 분야에 관하여 미국측이 크게 만족감을 표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초미의 관심사인 북한문제에 관하여 8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황교안 대행에게 전화로 통보한 내용은 “북핵.북한문제의 심각성 및 대응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고 사드배치 관련 문제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도 중국측에 전달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 당장 알 수가 없다.
이달 16일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정부당국에 설명 하겠지만, 그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그동안의 언행 및 관련동향을 짚어 봄으로써, 이 문제에 관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정부가 가지고 있는 인식과 그 강도(强度) 그리고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가능한 조치들을 가늠해 볼수 있을 것이다.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Financial Times 와의 회견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이 단독으로 해결하겠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다. 중국이 북한문제와 관련해
우리를 도울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중국이 우리를 돕는다면 이는 중국에게도 좋은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4월 2~4일.
미국 NBC의 Nightly News 간판 앵커 레스터 홀트는
한국에 직접 날라와 북한의 위협에 관한 뉴스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면서 “트럼프 정부는 이제 선제 타격론도 배제 하지 않는다”면서 미 정보당국자를 인용, “북핵 위협을 막기 위해 군사공격도 고려할수 있다”고 전했다.
망명한 태영호 공사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권력 유지를 위해 핵 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 징후가 임박했다고 느낀다면 핵무기가 탑재된 ICBM을 사용할것”이라고 말하였다.

4월 4일.
그동안 3개월 가까이 일시 귀국 중이던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로 복귀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한국 위기와 관련해 주한 일본인들에 대한 보호 임무가 거론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있었던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모임에서 “북한은 정말문제다. 인류전체의 문제다”고 언급하였다.

4월 5일.
북한은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미독수리훈련 기간중에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감행한데 대하여 한국의 언론의 반응은 너무나
조용했다.

4월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일본수상은 45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우리측
김관진 안보실장은 미국 맥 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

4월6일.
유엔안보리는 만장일치로 대북규탄 언론성명
을 채택했다.
미국 국무부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4월 16~18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유렵연합(EU)은 추가적인 대북 독자제재와 대북 투자및 서비스 금지를 발표했다.

4월 7일.
일본 정부는 대북수출 전면중단 및 북한선박 입항금지 등
독자 대북제제를 2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전광석화(電光石火)와도 같은 이상(以上)의 상황 전개에 대하여 시진핑이 트럼프를 만나기 전에 보좌관들로부터 미리 브리핑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새삼 그에게 장황하게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사실은 북한문제 등을 이야기할 그 시간에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고, 이를 태연(泰然)하게 시진핑에게 설명했다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인류 전체의 문제라고 했고 대선기간 중에는 북한을 노예국가라고 호칭한 일도 있었다.
따라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인 사린개스탄으로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유약자들을 집단
살해한 데 대한 단호한 응징으로 폭격을 했다고 설명하였을 터이니 시진핑도 이에 반대할 명분이 없었으리라.
당연히 시진핑도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 지 불안한 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북한 핵 미사일 문제는 당분간 현상유지, 즉 유엔 중심의 대북제재 강화를 계속해 나가면서 중국을 위시한 중요 국가들에 대하여도 독자적인 제재를 요구해 나가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과정에 세컨더리 보이콧이 시행됨으로써 북한이 더욱 곤경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단, 북한이 시리아 경우처럼 금지선(Red Line)을 넘어 올 경우, 미국이 단호하게 행동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대한민국 정부와 사전협의 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이다.
왜냐하면 현 정부도 그렇고 차기 정부에서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확실히 지키기 위해서 우리도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각오하겠다고 나서는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달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러 사람이 경쟁하고 있지만 확실한 대한민국 관(觀)을 가진 후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북 핵 미사일문제, 북한 인권문제는 미국의 일이고 중국의 문제이며 유엔이 다루는 일이다.
나의 일이 아니고 남의 일인양 행동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출하겠다는 긴장감(緊張感)은 도대체 찾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래 북의 핵위협이 심각한 국면에 처해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의 모습이 너무도 한가하고 한심 하다는 것을 트럼프 정부만 모르고 있겠는가?
더구나 대선관리 기능만 보유하고있는 황교안 대행의 1개월 시한부(時限附)
식물정부(植物政府)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답답하기만하다.

이재춘 전 주러시아대사/현 북한인권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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