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사과..'오보'내고도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JTBC

JTBC, 그래프 마법으로 문재인·안철수 '들었다 놨다'.."벌써 상왕정치?"

더민주 경선 땐 안희정 띄우고..양자 구도에선 文-安 지지율 교대로 부각?
홍석현 전 회장과 손석희 사장의 '불안한 동거'..벌써 삐그덕?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4.22 00: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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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째 '기자'라는 한 우물을 파 온 조광형 기자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거쳐 현재는 연예·방송 전문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뉴데일리 지면은 물론, 지상파 방송과 종편 등에서 매주 연예가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남보다 한 발 앞선 보도와, 깊이 있는 뉴스 전달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발발한 이후 이른바 '촛불 민심'의 대변인 노릇을 하던 JTBC가 하루 아침에 네티즌으로부터 '조작·왜곡 방송'의 대명사 취급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JTBC를 지지하다 최근 들어 '反JTBC'로 돌아선 이들은 하나같이 "JTBC뉴스의 '그래프 장난질'이 도를 넘어섰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한창일 때엔 상대적으로 안희정 후보의 지지율이 돋보이게끔 그래프를 조작·방송하더니, 대선 후보가 문재인으로 결정되자 이번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보다 문재인 후보에게 힘이 실리는 자료 화면들을 많이 내보내고 있다는 것.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경선 열기가 뜨거울 당시 'JTBC 뉴스룸'은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더 커보이도록 그래프를 제작·방송하는가하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상승도'에 비해 안희정 후보와 황교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도가 훨씬 큰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그래프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JTBC의 '썰전'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더민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사실상 4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문재인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 차이를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처럼 축소한 그래프를 내보내 문 후보 측의 눈총을 샀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조사 결과를 담아낸 그래프에서도 안희정 후보의 그래프가 실제보다 더 크게 그려지는 왜곡 현상이 빚어졌다. 그 결과 1위 후보(문재인)와 안희정 후보와의 격차는 근소하게 여겨지고, 반대로 3위 후보와의 격차는 크게 느껴지는 착시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




2월 2~3주차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를 그린 그래프에서는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가 문재인 후보에 비해 별로 낮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는 안희정-이재명, 두 사람의 지지율을 모두 합한 수치가 문재인 후보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었으나, 그림상으로는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하면 문재인 후보와 엇비슷해진다는 착각을 가져올 정도로 두 사람의 지지율 그래프가 높게 형성돼 있었다.




지난달 2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 결과를 보도할 때 등장한 그래프 역시 심각한 허점을 안고 있었다. 당시 'JTBC 뉴스룸'은 "문재인 후보가 호남 경선에서 60%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건,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 이후 처음"이라며 문 후보가 얻은 득표율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분석을 내렸다.

그러나 '뉴스룸'이 자료 화면으로 내보낸 그래프에서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과 비교하기 위해 등장한 노무현 후보의 득표율은 호남 전체가 아닌 '전남 지역'에 국한돼 있었다. 호남 지역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문재인 후보의 위상을 가늠해보는 방송에 난데없이 노무현 후보의 전남 지역 득표율이 비교군으로 올라와 시청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장면이 연출된 것.

당시 노무현 후보는 전남에선 62.0%의 지지를 받았으나 호남 지역에선 37.9%에 그치고 말았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2017년 호남 지역 경선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60.2%의 득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뉴스룸'이 내보낸 방송에선 엉뚱한 데이터와의 비교·분석으로 그 의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문재인으로 결정난 뒤에도 '왜곡된 그래프'는 계속 등장했다. 그러나 이전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어떤 그래프에선 문재인 후보의 수치가 도드라져보이다가도 또 다른 그래프에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부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지난 18일 방송된 '뉴스룸'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초대형 오보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서 '뉴스룸'은 "문재인 후보가 진보층에서 48%,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에서 66%의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실제로는 문재인 후보가 진보층에서 66%의 지지를 받았고,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에서 48%를 받았지만, '뉴스룸'이 내보낸 막대그래프엔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에서 66%를 얻은 것으로 표기돼 있었다.




이외에도 JTBC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혼동케 하는 그래프를 내보내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앞서는 지역에만 색깔을 입히는 등 여러차례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자료 화면을 정규 뉴스 시간에 내보냈다.

이쯤되면 총체적인 난국이다.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엔 횟수가 지나치게 많고, 대부분의 오류가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의성' 여부를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만일 이 모든 오류가, 정말로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면, JTBC 보도국의 '게이트 키핑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밖에는 달리 해석이 안된다.



지난 19일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 두 후보 측에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지지율을 맞바꿔 방송하는 오보를 내보낸 것은) 철저히 제 잘못이고 모자람"이라고 말했다.

어제 보도 내용 중 그래프 오류와 관련해 정정하고 사과를 드렸습니다만 이것이 단순히 실수라고 말하기엔 횟수가 여러 차례였습니다. 특정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제시된 횟수가 많다는 건 선거에서 뉴스의 저의를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초기 몇 번의 실수가 있었을 때 함께 각성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손 사장은 "애정은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꾸지람은 소중하게 받겠다"며 "앞으로 있을 잘못에 대해선 또 정정하고 사과를 드려야겠지만, 다만 바람이 있다면 그 횟수가 많이 줄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지난 17일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을 상호 비교해 볼 수 있는 그래프를 실제 수치와 다른 비율로 그려냈다는 의혹을 받아온 'JTBC 뉴스룸'에 대해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이는 지난 3월 31일자, 4월 10일자 'JTBC 뉴스룸'에서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특정후보에 유리하게 표시됐다는 시청자 민원이 접수된 데 따른 것.

손 사장이 19일 방송에서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엔 그 횟수가 여러 차례였다"고 밝힌 것은 바로 이 대목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JTBC 뉴스가 오보를 낸 게 과연 이번 뿐이었을까?

JTBC 뉴스는 지난해 7월에도 미군 기관지의 '괌 사드 기지' 르포 기사를 틀리게 번역한 방송을 내보내는가하면, 앞선 5월 방송에서도 미국 에지우드 생화학센터(ECBC) 홈페이지 글을 잘못 해석해 "주한미군이 지카 바이러스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해 망신을 당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JTBC는 "시청자 여러분께 일부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을 사과드리고 향후 보도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하지만 '보도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앞서 '다이빙벨' 보도로 방통심의위 징계를 받을 때나,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해 물의를 빚을 때에도 JTBC 수뇌진 중 사과는 커녕, 그 누구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 JTBC의 약속이 자꾸만 '빈말'에 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석희 사장은 지난 19일 사과 방송에서 "실수의 횟수가 많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실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영향력이 지대한 뉴스 프로그램에서 실수가 나와선 안된다. 그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의 인생이 뒤바뀌고 사회 전체가 요동칠 수도 있다. 손 사장의 이러한 안이한 생각이 정녕 JTBC 수뇌진의 생각인가? 정치적 야심을 드러낸 홍석현 전 회장과 손 사장의 '불안한 동거'가 또 다른 '적폐'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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