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고민 “다음번에는 언제, 어디서, 뭘 쏠까?”

언론들 “9월 9일 정부 수립일, 10월 10일 당 창건일 SLBM 또는 ICBM”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9.07 16: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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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8월 29일 평양 순안 비행장 인근에서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동해상을 지나 日홋카이도 상공을 가로질러 태평양에 떨어졌다. 비행 거리는 2,700km에 달했다.

며칠 뒤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을 실시한 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신형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 핵실험 당시 한국 기상청은 인공지진 규모가 5.7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은 인공지진 규모가 6.0을 넘고, 실제 폭발력은 50~100kt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튿날부터 국가정보원과 국방부가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에서 현안 긴급보고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국내외 언론들은 “북한이 9월 9일 北정권 수립일이나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등에 맞춰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모 언론은 지난 5일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산음동에 있는 ICBM 연구소에서 생산한 미사일 1발을 실은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가 황해도 서쪽을 향해 이동 중인 것으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ICBM은 한미 당국의 감시를 피하려 주로 야간에 저속으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언론들의 보도와 이들이 전하는 ‘전문가들’의 추측은 어디까지 맞을까. 지금까지 김정은이 보였던 ‘도발 패턴’을 보면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김정은은 집권 이후에는 북한의 주요 기념일 또는 행사에 맞춰 도발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이후에는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의 주요 휴일에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 일본 언론들이 내놓는 ‘예측’을 모두 살펴본 뒤 그 허를 찌르는 식으로 탄도미사일을 쏘고 있다.


지난 5월 14일과 8월 29일의 ‘화성-12형’ IRBM 발사, 7월 4일과 28일의 ‘화성-14형’ ICBM 발사 등은 미국과 중국의 주요 행사와 겹치거나 또는 한미일 언론이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를 골라 발사했다. 조금 특이한 점은 북한의 도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면 추가 도발이 있었다는 점이다.

아무튼 한미일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은 북한이 9월 9일 北정부 수립기념일이나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맞춰 다음 번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중국 최대의 명절인 중추절(9월 30일부터 10월 8일)과 한국의 추석 연휴(10월 1일부터 9일까지) 날짜가 10월 초라는 점, 북한의 도발이 한국의 민심을 최대한 자극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9월 9일이나 10월 10일에 맞추기 보다는 그 사이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특히 북한 당국이 자신들의 핵폭탄과 탄도미사일이 ‘세계 평화를 위한 무기’라고 주장하는 데 따르면, 어쩌면 9월 21일 ‘유엔 세계 평화의 날’에 맞춰 도발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찌됐든 북한의 다음번 도발은 오롯이 김정은 마음에 달려있다.


세계는 북한의 다음 번 도발 수단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나오는 분석들은 “서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또는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4형’을 쏠 것”이라거나 “고래급 잠수함을 동해상으로 보내 ‘북극성-1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쏠 것”이라는 등의 추측이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 언론들은 북한이 다음 번 도발을 할 때 어디서, 어떤 무기를 어디서 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어디를 향해, 어떤 경로로 쏠 것인가이다.

가정이지만, 만약 북한이 미국, 일본을 동시에 자극해 최대의 충격을 주려 한다면, 지난 8월 8일에 협박한 것처럼 괌 주변을 향해 ‘화성-12형’을 발사할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을 자극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한계를 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에는 한국 정부와 주한미군의 무능력함을 보여주기 위해 동해 먼 바다에서 신포급 잠수함을 사용해 SLBM을 발사, 한반도를 종단해 날아간 뒤 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 인근에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이때 사용하기 좋은 미사일은 ‘북극성-1형’ SLBM이다. 신포급 잠수함에 장착한 뒤 완전 수중이 아니라 잠망경 심도(잠수함의 마스트가 거의 노출될 수준의 수심)에 멈춰 서서 발사하면, 겉으로 볼 때는 완벽히 성공한 SLBM 시험으로 보일 것이다.


이렇게 북한 탄도미사일이 한국 상공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날아가면 한국 국민들은 패닉에 빠질 것이다. 한국군에는 대기권 바깥을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이 전혀 없어 속수무책이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 종말 고고도 요격체계)’도 최대요격고도가 150km여서 지상 200km 이상 고도를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어렵다.

반면 일본 정부는 자국민에게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야 하므로 헌법을 개헌하고 자위대의 공격력을 갖춰야 한다”고 선전하며, ‘이지스 어쇼어’와 함께 미군 전술핵무기 재배치, 탄도미사일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북한과의 대화에 집중하는 現한국 정부에게 싸늘한 충고를 해줄 수도 있고, 탄도미사일 방어용 무기를 판매할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한국 야당이 요구하는 ‘전술핵 재배치’까지 제시하면, 패닉 상태에 빠진 국민들을 달래야 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미FTA 개정을 비롯해 미국이 요구하는 그 어떤 제안도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때 언론들은 “북한이 또 중국의 뒤통수를 쳤다”고 떠들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中인민해방군은 백두산 북쪽에 핵탄두를 장착한 ICBM과 美항모 강습단을 공격하기 위한 ASBM 등의 탄도미사일 800여 기를 배치해 놓고 있다. 이 탄도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했을 때의 궤도를 미리 검증하는 한편 한국, 미국, 일본의 탐지·대응 능력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다. 물론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는 ‘북한정벌론’이 들끓기 시작할 것이니 일석이조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구경만 하면서 남북한과 그 주변국이 ‘양패구상(兩敗俱傷)’ 꼴을 당하기를 기다릴 것이다. 관련국들의 전력을 파악하고, 북한에 각종 물품을 팔기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고고도 핵폭발을 통한 위력과시나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북태평양으로 ‘화성-14형’ ICBM을 발사하는 행동, 또는 동해상에서의 핵실험 등은 위험성이 너무 높다. 모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강대국에게 ‘대북 군사조치’의 명분을 줄 수 있어서다. 

고고도 핵폭발 시험을 실시할 경우 한반도와 그 주변국은 EMP의 영향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이는 사실상 선전포고다. 북한은 EMP 방호가 잘 돼 있는 미국과 싸워야 한다.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북태평양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도 탄착점이 자칫 하와이나 알래스카에 가까울 경우에는 현재 ‘입씨름(Verbal Fighting)’만 하는 미국이 실제로 움직일 명분을 준다.

동해상에서의 핵실험은 국제 핵무기 관련 조약을 거의 모두 위반하는 것이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중국, 러시아, 호주까지도 개입할 명분을 준다.

이런 현실을 종합해 보면, 김정은은 9월 9일 北정권 수립일을 전후해서는 스커드-ER이나 노동 미사일과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몇 발을 쏘는 정도에 그치고,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대형 도발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언론들이 또 다른 분석과 예측을 내놓는다면, 이를 보고받은 김정은은 새로운 도발 계획을 세워 실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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