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사퇴안해?" 언론노조, KBS이사 직장 찾아가 항의시위 '눈살'

언론노조 KBS본부, 12일 명지대에서 보수 성향 강규형 이사 사퇴 압박 기자회견
'학외 문제를 학내로 끌고오는 건 문제 없나' 질문에 "KBS는 공영방송" 동문서답
민주당發 '언론판 데스노트'에 대해 묻자, '꿀먹은 벙어리'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9.12 17: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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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치며 총파업 중인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보수성향의 KBS 이사를 압박하기 위해 해당 인사가 재직 중인 직장으로 찾아가 '사퇴 요구' 농성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민노총 산별노조인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언론노조)와 '강경대 열사 추모사업회'는 12일 오후 2시 서울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학생회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규형 교수는 KBS 이사직에서 즉각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 교수로 재직 중인 강규형 교수는 총 11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진 중 한 명으로 구 여권(새누리당) 추천 이사다.

강규형 교수의 강의 시간에 맞춰 농성을 계획한 언론노조는 학생회관 야외에 설치한 마이크를 이용, "이곳에서 강규형 교수의 이사직 사퇴 촉구 기자회견 및 항의 시위를 할 예정이니 많은 학우 여러분들이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강 교수를 '언론 부역자'로 매도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겨울 촛불로 박근혜를 끌어내렸듯이 그 투쟁의 마무리를 위해 우리가 지금 싸우고 있다"며 "방송장악의 전초 기지 역할을 했던 '적폐 이사'를 퇴진시키는 것이 총파업의 목표이고, 그 중 하나가 바로 강규형 이사"라고 주장했다.

명지대 재학생이자 '강경대 열사 추모사업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재운씨는 "지난해 11월 박근혜를 비호하는 적폐 세력들에 대항한 민중의 투쟁이 1년이 다 돼 간다"며 "박근혜 적폐가 아직까지도 청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임씨는 "지금 쫓겨난 박근혜가 어떤 자인가. 바로 분단 이후부터 나라를 팔아먹고 민중들의 생존권을 자신의 잇속과 바꿔먹은 그 유신세력이 수장 아니겠느냐"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임씨는 "강규형 교수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인사이며 촛불명령을 기만한 적폐 세력"면서 "그는 과거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언론-교육의 적폐"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언론노조 KBS본부의 성재호 위원장은 강 교수를 두고 "KBS고대영, MBC 김장겸과 같은 언론 적폐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이사진"이라고 지칭하며 "당장 이사진에서 내려오라"고 압박을 가했다.

구 새누리당이 추천한 인사들을 '박근혜의 꼭두각시'라고 폄훼한 성재호 위원장은 "강 교수가 역사 앞에 당당해지려면 지금 당장 이사직에서 내려와야한다"면서 "다음 번에는 이렇게 점잖게 말하지 않고 당신의 일터로 찾아올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성 위원장은 '학외 문제를 학내로 끌고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뉴데일리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박근혜 퇴진-촛불집회가 어떻게 명지대와 무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KBS는 6천억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또 성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언론판 데스노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다가 돌연 "내일부터 이원일 이사(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 김경민 이사(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 등 구 새누리당에서 추천한 적폐 이사들의 일터에서 항의할 것"이라며 말문을 돌렸다.

언론노조가 거론한 이들 KBS 이사진은 앞서 언론노조가 배포한 '부역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모두 지난 정권에서 새누리당이 추천했고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날 언론노조는 이상호 KBS 아나운서와 명지대 강유진 학생이 공동 성명서를 낭독하고 명지대 총장실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한 뒤, 학내와 학교 밖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폐 언론인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이어갔다.

한편 한 방송계 관계자는 얼마 전 MBC 방문진 유의선 이사가 언론노조의 압박에 못 이겨 자진사퇴한 사실을 거론, "현 경영진과 이사진의 일괄 사퇴를 목표로 하고 있는 언론노조가 이사들의 직장을 찾아가 압력을 행사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으리란 착각에 이같은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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