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 예상대로 ‘약화’

결의안 2397호 “대북 석유수출 제한, 北근로자 2년 내 귀국, 北선박 해상검문”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23 1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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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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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예상한 대로 ‘특정 상임이사국’의 요구로 초안보다 훨씬 약해졌다. 여전히 대북제재에 빈틈이 있다는 뜻이다.

美정부가 운영하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3일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美국무부는 홈페이지에 새 대북제재 결의의 주요 항목들을 설명하는 자료를 게재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12월 의장국인 일본의 벳쇼 고로 대사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선언했다”면서 “상임 이사국과 비상임 이사국 10개국은 손을 들어 채택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량을 제한하고, 북한이 생산한 식품류, 기계, 전기전자 장치, 광물, 목재의 수입을 금지했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모두 2년 이내에 귀국시키도록 했고, 배수량 300톤이 넘는 모든 북한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반드시 켜고 운항하도록 했다.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가운데 주목할 만한 부분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할 경우에는 북한에 수출하는 석유량을 더욱 제한한다”는, 일명 ‘트리거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유엔 안보리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해 현재 북한의 연간 원유 수입량 한도 400만 배럴 또는 52만 5,000톤은 유지했다. 대신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에 수출한 원유량을 3개월에 한 번 씩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대신 정제한 석유제품의 수출 상한선은 2018년 1월 1일부터 연간 50만 배럴로 크게 줄였다. 이전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의 200만 배럴에서 75%를 삭감한 수준이다.

또한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에는 북한의 석유류 제품 수입을 명시한 것보다 더욱 줄이기로 했다.

유엔 안보리는 또한 새 대북제재 결의안에 북한이 생산하는 것 가운데 농수산물을 포함한 모든 식품 종류, 기계장치, 전기장치, 광물, 목재의 유엔 회원국 수입을 금지했다.

유엔 안보리는 기존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북한에 해외에 파견한 근로자 문제가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북한 근로자는 2019년 말까지 모두 강제로 귀국시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해상차단’에 준하는 수준으로 북한의 해상운송 활동에도 제한을 가했다. 불법적 활동 또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했거나 이에 관여한 증거가 드러난 북한 선박에 대해서는 유엔 회원국들이 압류·조사·동결 등의 조취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북한 선박이 선적한 물품에 대해 문의를 받으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 등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배수량 300톤이 넘는 선박은 반드시 AIS를 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는 “이번 대북제재가 역대 가장 강력한 조치를 담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니키 헤일리 美대사는 “지난 9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 석유류 제품 수출에 제한을 뒀지만, 오늘 채택한 결의안은 김정은 정권이 확보할 수 있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양을 89% 줄인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니키 헤일리 美대사는 또한 “나는 북한의 도발에 유엔 안보리의 모든 이사국이 발 빠르게 나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협상해 준 중국 측에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고 한다.

니키 헤일리 美대사는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의 성과를 칭찬했지만, 당초 알려졌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약해졌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원유를 포함해 북한이 수입하는 모든 석유류의 수입을 대폭 제한하고,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들의 강제 귀국을 12개월로 하자는 내용, 한때 한미 언론에서 언급됐던 ‘해상차단’은 없다는 점 등은 美정부가 새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만들 때 나왔던 이야기와 다르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예상보다 약하게 만든 나라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中정부의 공식 입장을 보면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우하이타이 유엔 주재 中대표부 차석 대사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발언을 통해 북한에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준수하고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자제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면서도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 문제가 평화롭고 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주변 당사국들은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우하이타이 中차석 대사는 이어 “한국과 미국은 연례 합동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며 中공산당이 계속 주장해 온 ‘쌍중단’을 재차 요구했다고 한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이날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 채택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2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유엔 안보리의 이번 결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평했다.

외교부는 이어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 결의안 2397호를 포함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계속 철저히 이행해 나갈 것이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은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비핵화와 평화를 위핸 대화의 길로 조속히 나오라”고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가 이날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는 열 번째로 지난 11월 29일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대응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에만 4개의 대북제재를 채택했다. 지난 6월에 2356호, 지난 9월에 2371호, 10월에 2375호를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제재의 ‘빈틈’을 악용하는 일부 국가들 때문에 뜻하는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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