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탄저균·보톡스·조류독감 떨어질 때 대책은?

[탄저균 공포 下] 청와대 탄저균 백신 그것만 문제일까?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31 1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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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백신·치료제 없는 北 생물학 무기는 몇 종류?

북한은 수천 톤의 생물학 무기 13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백신과 치료제 등이 있다는 점이다.

콜레라와 페스트,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등은 백신과 치료제가 모두 존재하며,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도 예의 주시하는 질병이다. 한국에서도 1970년대 출생한 사람들까지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브루셀라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전염병으로 세계 각국에서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치료가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연 평균 20여 건의 발병 사례가 있는데 대부분은 완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북한이 보유한 생물학 무기 가운데 절반 가량은 물과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는 세균들로 평시에는 감염자 치료가 어렵지는 않다고 한다. 이보다는 제대로 작동하는 백신도 없고, 치료 방법도 신통치 않은 질병들이 문제다. 황열병, 보톨리눔 독소, 황우 독소 등이 그렇다. 유행성 출혈열 또한 백신을 접종해도 체내에 항체가 생성되는 사례가 절반이 채 되지 않아 위험한 질병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미용 성형’에 사용하는 성형용 보톨리눔 독소는 독극물을 수십억 분의 1로 희석한 독소이지만 북한군이 가진 것은 ‘원액’ 수준이다. 이 ‘원액’의 치사량은 체중 1kg당 10ng(나노 그램) 수준. 즉 일반적인 성인 남성을 죽일 수 있는 양이 1억 분의 1그램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치료법도 마땅치 않다. 이것이 공기 중으로 퍼진다면 사망자가 얼마나 될지는 짐작조차 어렵다.

北, 조류독감(AI)도 무기로 개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북한이 새로 개발 중인 생물학 무기도 문제다. 바로 ‘조류독감’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2005년 “북한이 동남아와 홍콩에서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입수해 무기로 개발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06년 5월 美인터넷 매체가 英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조류독감(AI)을 생물학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실험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조류독감’의 특징은 바이러스를 형성하는 HA 단백질과 NA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독감을 만들어낸다는 점, 이 단백질의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때문에 ‘조류 독감’은 마치 감기 백신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백신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치료제 또한 제조는 빠르게 할 수 있어도 대량생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타미플루’와 같은 ‘조류독감’ 치료제가 있다고는 하나 평소 보유량과 ‘조류독감’의 감염 속도를 고려해 보면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2009년 말 국내를 휩쓴 ‘신종플루 사태’ 당시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상황, 최근의 ‘조류독감’ 가운데 중국에서 일어나는 종류는 인간에게도 감염을 일으켜 수백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국민들의 심리적 충격과 공황 사태 발생이 우려된다.

북한의 다양한 생물학 무기 살포 수단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은 2013년 8월과 2017년 4월 자국민을 향해 화학무기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알 아사드 정권조차도 생물학 무기 공격은 하지 않았다. 증거도 오래 남고 전 세계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에서는 콜레라가 크게 유행, 60만 명 이상이 감염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무기가 아니라 몇 년 동안 계속된 내전 상태 때문에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한 발병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무튼 생물학 무기를 사용할 나라는 거의 없다. 문제는 우리의 적이 핵전쟁도 불사하는 북한이라는 점이다. 9.11 테러 이후 ‘탄저균 우편 테러’를 한 ‘알 카에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원을 가진 북한이 생물학 무기를 사용한다면 수단은 다양하다.

2014년 3월부터 계속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수 킬로그램의 탑재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북한은 대남전단을 계속 살포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십 킬로그램의 생물학 무기를 실어 보낼 수 있다. 시한장치를 장착해 수도권 상공에서 터뜨릴 경우 아주 작은 입자의 분말 형태로 대기 중에 퍼지는 생물학 무기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남북 간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는 800기 이상을 가진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 수백 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300mm 방사포에다 생물학 무기를 탑재해 발사할 수도 있다. 이때는 한국은 물론 일본까지도 생물학 무기의 공격 범위에 들어간다. 미사일을 직격해 파괴하지 않으면 파편에 묻어 땅에 떨어지거나 대기 중에 퍼질 수 있다.

한국군도 나름대로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구형 수송기 AN-2가 세계 곳곳에서 농약 살포용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 또한 생물학 무기 살포 수단이다.

北생물학 무기 무대책보다 더 위협적인 요소 ‘언론’

한국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병·의원과 수백여 개의 종합병원, 각 권역별 상급 종합병원, 지역별 보건소 등을 통해 웬만한 질병에는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규모의 생물학 무기에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2013년 10월 당시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한국군은 탄저균과 천연두 백신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유사시에는 민간자원을 빌려 쓸 계획”이라는 사실을 지적받은 바 있다. 이후 국방부는 2016년까지 탄저균 백신을 개발 완료하고 전군에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완료를 끝내지 못한 상태다.

북한군이 가진 다른 생물학 무기에 대한 예방책이나 대응책도 없다. 한국군의 화생방 대책도 주로 화학무기에 집중되어 있을 뿐 생물학 무기에 대해서는 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생물학 무기 공격을 탐지하는 장비 도입도 말만 무성할 뿐 추진이 안 되고 있다. 한국군이 보유한 침투보호의와 방독면의 경우 생물학 무기까지 막을 수 있을 정도의 기밀성을 가진 장비도 아니다.

2004년 이후 계속 탄저균뿐만 아니라 천연두, 콜레라 등의 백신을 장병들에게 접종하는 주한미군과는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군인보다 더 큰 문제는 일반 국민들, 그 중에서도 영유아와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들이다. 많은 사람들도 기억하다시피 한국에서는 2009년 ‘신종플루 사태’와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일어난 적이 있다. 불과 6년 사이에 있었던 대규모 감염 사태였음에도 개선된 부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메르스 사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염병의 대규모 감염, ‘팬데믹(Pandemic)’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와 의료 기관의 대응 능력은 여전히 미지수다. 백신 제조업체들은 비용에 비해 수익이 적어 백신 개발이나 생산에 별 관심이 없고, 정치권은 표가 안 되기 때문에, 정부 관료들은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들의 진급이나 권한 확대에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북한 생물학 무기와 전염병에 대응하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

‘팬데믹’ 발생 시 이런 국가적 무방비보다 더 큰 위협요소는 언론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언론의 행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때에서 그리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해당 기사를 맨 구석에 배치하는 등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다 상황이 심각해진 뒤에는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충격적 속보’에만 집중해 국민들에게 불안함만 안겨줬다.

북한의 생물학 무기를 포함해 전염병이 확산될 때에도 한국 언론들의 행태는 정부나 군 당국, 의료기관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다. [끝]

  • 전경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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